[여행하는장바구니]미얀마의 사탕야자 농장
정글주스, 탕티모웅
동남아시아를 여행하다 보면
키 큰 야자수들이 쭉쭉 뻗은 것을
흔하게 보게 됩니다.
미얀마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나무입니다.
그 야자수는
‘아렌가 핀나타’로 부르는
사탕야자입니다.
사탕야자즙은
당도가 아주 높아
그대로 짜서 즙을
마시기도 하죠.
사탕야자를 활용한
여러 식품을 만드는 농장이에요.
우리나라의 옛날
가내 수공업 형태의 농장이지만
볼거리가 많은 곳이었어요.
불을 떼어 무엇인가를
열심히 끓이고 계시네요.
미얀마에서는
야자나무의 열매에
원줄기를 잘라 통을 달아 놓고
밤새도록 원액을 채취하여 얻은
‘탕 예(htan ye)’로
갖가지 식품을 만든다고 합니다.
탕 예를 채취하기 위해
높은 야자나무에
도구도 없이 맨발로
올라가고 있네요.
미리 걸어 놓은 통에
탕 예가
모인 것을 갖고
내려오시네요.
요렇게 모인 액체가
탕 예입니다.
채취한지 6시간까지는
‘정글주스’라고 부르는
음료가 되고요.
이 음료는 당도가 높고
시원해서
뜨거운 동남아지방에서
안전하게 마실 수 있는
천연음료라고 합니다.
여기에 찹쌀가루를 약간 섞어
그대로 놓아두면 정글주스가
발효되어 알코올 도수가
5~8% 정도 되는 술이
만들어 진다고 합니다.
영국군들이 미얀마와 전쟁을 할때
이 술을 즐겨 마셨는데
키가 큰 사탕야자 나무열매에서
원액을 얻은 술이라 하여
‘스카이 비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발효된 정글주스를
우리나라 안동소주처럼
뜨거운 불에 증류해
높은 도수의 술을 만드는데
‘탕 어옛’이라고 부릅니다.
한번 증류하면
알코올 도수가 35~40%의 술이 되고,
두번 증류하면
도수 55% 이상의
독주가 됩니다.
만들어진 술을 시음하라고
권해 주는데 얼마나 독하던지
입에 대기만 해도
그 도수가 느껴지더라고요.
정글주스를 솥에 부어
은은한 불로
약 15시간 이상 조리면
우리나라 조청과 같이
끈끈한 액체로 변하는데
이것을 동글동글하게
사탕처럼 만든 것이
‘탕티모웅’이고
코코넛을 섞어 놓은 것도 있어요.
설탕보다
훨씬 단맛이 강해요.
야자수 잎으로 만든
장식품들입니다.
손재주가
진짜 뛰어나죠.
농장 한쪽에서
소가 절구를 찧고 있네요.
어디서나 볼수 있는
타나카(미얀마인들의 천연화장품)를
만들고 있고요.
‘탕티모웅’
농장에 온 손님들을 대접하기 위해
마련해 놓은
차와 후식들입니다.
짭짤한 땅콩과 찻잎을
소금에 절인 듯한 장아찌와
깨 등이 담겨져 있어요.
후식이라고 하기에는
달콤한 맛보다
짭짤한 맛이 강해요.
차와 함께 집에서 흔하게 먹는
후식이라고 하면서
권하네요.
글과 사진· 이미경(요리연구가)
시골 농가를 얻어 텃밭을 가꾸며 건강한 시골 음식을 연구하는 요리연구가로 쿠킹 스튜디오 '네츄르먼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친근한 식재료에 다섯 가지 과정을 넘기지 않고 갖은 양념을 배제한 심플하고 건강한 음식'을 만듭니다.
지금까지 만든 책으로는 <도시맘의 시골밥상> <오븐 요리> <집에 가서 밥 먹자> <아이 요리> <밥 먹는 카페> 등이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pout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