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장바구니]방산시장
쇼핑의 바다에 빠지다
건물 위로 얽히고설킨
전선만큼이나
복잡하게 작은 상점들이
몰려 있는 곳,
서울시 중구에 있는
방산시장입니다.
이런 복잡함은 오랜 시간
시장을 지켜온
상인들의 역사 같기도 합니다.
방산시장은
종합 인쇄 및
포장산업관련 전문시장이지만
저처럼 요리하는 사람들에게는
제과, 제빵 재료상이나
다양한 일회용 포장재 시장으로
유명합니다.
복잡한 서울에서도
더 복잡한 방산시장!
작은 골목길과 일방통행이 많은 곳이니
방산종합시장 건물 사이에 있는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시장 구경에 나서야 합니다.
주차비는 당연히 내야 하지만
복잡한 주차장에 무료로
주차를 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니
주차는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방산 시장에 다닌 지 20년째,
강산이 두 번이나 변했을법한 시간이지만
방산시장은 많은 변화가 없어
언제나 오면 익숙합니다.
팔고 있는 식재료,
포장재들은 늘 변화되고 있으니
익숙하지만 또 갈 때마다
재미가 있는 시장이지요.
1976년 폐교된 방산초등학교 터에
지금의 방산종합시장이 개설되었고
큰 건물 2동(A,B동)으로 구성되고
그 주변으로 작은 건물들이
골목을 이루고 있는데
제과, 제빵 재료상과
음식 포장 관련 상점들은
방산시장에 일부,
그리고 작은 건물들에 밀집되어 있어요.
방산시장의 가장 큰 성수기는
밸런타인데이, 빼빼로데이, 크리스마스로
그때는 시즌에 맞는 다양한 제품들을 볼 수 있어
꼭 필요한 것들이 없어도
시장 구경에 나서기도 합니다.
도매상 위주의 상품 구성에서
일반 소비자를 위한
소량으로 포장한 제품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주말이면 베이킹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므로
한가하게 시장 구경을 하고 싶으신 분들은
평일 오전에 방문하는 게 좋습니다.
물론 큰 업체들은 대부분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어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것도 어렵지 않지만
포장재료들을 눈으로 보는 즐거움도 크고
온라인으로는 제품의 크기를
정확히 확인할 수 없어
직접 와서 보는 것이 좋아요.
워낙 골목이 좁고 복잡해서
간판들이 가려져 있기도 하여
간판을 반듯하게 찍는 것이 어려운 일!
이제 상품이 쌓여있는 것들을 보고
단골 가게를 찾아가게 됩니다.
제과, 제빵 재료상은
제가 단골로 드나드는 집 외에
케이크, 쿠키, 빵을 굽는 데 필요한 재료들을
판매하는 곳이 몇 군데 있어요.
밀가루를 포함한 각종 분말 재료 외에
유제품(버터, 생크림), 초콜릿 재료들,
견과류를 포함한 베이킹 책에 나오는 재료가
거의 다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제 재료가 없어서
뭘 만들지 못한다는 소리‘는
옛말이 되었죠.
그리고 재료가 준비되었으면
베이킹 도구들이 필요하죠.
요즘 사진발, 조명발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쓰는데요.
베이킹은 역시 도구발이죠~
사도 사도 끝이 없는 도구들,
도구가 마음에 든다고
일단 구입 먼저 하시면 안 돼요.
꼭 만들어야겠다고 계획한 메뉴에
적합한 도구들 먼저 구입해야
베이킹을 오래 오래
지치지 않고 할 수 있어요.
‘너는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궁금하시면 직원들에게 물어보세요.
친절히 설명해 드려요~
끝이 없이 진화되고 발전되는
포장 용기들과 일회용기들!
불과 몇 해 전 만해도
일본에 가서
포장용기들을 사오기 바빴어요.
근데 요즘은 일본에서 쇼핑하기 전에
방산시장 한번 구경하고 가셔야 해요.
일본에 있는 것이 방산시장에도
거의 다 있어요.
여행 가서 무겁게 들고 오느라
고생하는 일 없으셔도 됩니다.
일회용기를 50~100개 이상
대량구매하실 때에는 <모든포장>을 이용하시거나
‘어디선 본 것 같은데?’
크기나 재질, 잘 모르겠다 싶으면
이곳에서 물어보면 웬만한 건 다 있어요.
그리고 <새로포장>은 낱개포장이
특별히 잘 되어 있어
일반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죠.
<경일포장>은 낱개포장은 없지만
스티커를 비롯해
종이로 만들어지는 음식 포장용기가
다양하니 둘러 보시면
재미있을 거예요.
캔들&비누
뭐가 이렇게 향기롭고 화려할까?
최근에 캔들&비누 시장이 커지면서
방산시장에도 한층 가득하게
캔들&비누 재료상이 입점했어요.
상점들도 눈이 부시고 향기롭네요.
역시 핸드메이드 캔들&비누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이미 다 알고 계실 듯하네요.
저에게만 신세계였나 봐요.
그리고 큰 길가로 나오면
온갖 박스류와 비닐류, 테이프 등~
왠지 세상살이에 필요한 건
다 있을법한 상점들이 있어요.
베이킹에 필요한 포장재가 아니라
일상의 비닐이나 종이 제품들이
주를 이루어요.
좁은 곳이지만 한번 들어가면
이것저것 구경하다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이 길이 저 길 같고 저 길이 이 길 같으니
처음 방문시에는 같은 곳만
돌고 또 돌아
본 것만 보고 또 볼 수 있는 특징이 있어요.
길을 잘 기억해 두셨다가 재미있게 돌아보세요.
방산시장
서울시 중구 을지로 33길 18-1(주교동 251-1)
글과 사진· 이미경(요리연구가)
시골 농가를 얻어 텃밭을 가꾸며 건강한 시골 음식을 연구하는 요리연구가로 쿠킹 스튜디오 '네츄르먼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친근한 식재료에 다섯 가지 과정을 넘기지 않고 갖은 양념을 배제한 심플하고 건강한 음식'을 만듭니다.
지금까지 만든 책으로는 <도시맘의 시골밥상> <오븐 요리> <집에 가서 밥 먹자> <아이 요리> <밥 먹는 카페> 등이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pout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