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장바구니]보르시와 비프스트로가노프
러시아 대표 음식
혁명과 예술!
절대 함께 할 수 없을 듯하지만
혁명과 예술이 함께 했던 곳이
러시아였어요.
도시 여러 곳에는
혁명의 역사들이
그대로 남아있고요.
또 예술의 오랜 역사도
그 옆을 그대로
지키고 있답니다.
볼쇼이 극장,
차이콥스키 콘서트홀,
모스크바 예술극장,
스타나슬라브극장 등.
100년을 지나
200년을 훌쩍 넘긴
극장등이 즐비한 곳,
모스크바는 예술의 도시임을
걸어가면서 보고
느낄 수 있는 곳이었어요.
제가 음악, 미술, 문학에
관심이 조금만 더 있었다면
러시아를 떠나지 못했겠지만
요리에만 관심이 있어^^
러시아를 떠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청담동?
트베르스카야 거리 주변에서
제 느낌은 그랬어요.
제정 러시아 당시
상류층이 밀집해 있던 지역으로
생트페테르부르크로 가는 길의
시작지점이랍니다.
호텔, 극장, 언론사 등의 관공서와
좌우로 카페 골목과
명품 거리가 있는 곳이에요.
짧은 여행은 돌아와서
더 아쉬움이 남는데
여행의 마지막 날
이곳을 가게 되어
걸음은 빨라지고
아쉬움은 더해진 곳이었어요.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
저는 러시아어 까막눈이라
간판은 읽지 못했지만
분명 제가 찾는 음식이
있을 거라는 감~으로
들어간 카페였어요.
주말 아침이라
브런치를 즐기는
가족과 연인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간판은 못 읽었지만
메뉴판은 천망다행으로
영어가 보이니
되는대로 먹게 되는
대형사고는 없었네요.
프레시 베이커리와
케이크들,
와인.
구경하고요~
메뉴를
주문했어요~
러시아에 가면 꼭!
먹어야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한
보르시!
보르시는
비트 뿌리를 넣고 끓인
붉은색 수프예요.
러시아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폴란드 등
동유럽 여러 국가에서 먹는
수프인데요.
따뜻하게
또 차갑게 먹어요.
보르시의 레시피는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봄에는 비트잎,
여름에는 껍질콩, 토마토
가을과 겨울에는 양배추와
뿌리채소 등을 넣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된장찌개와 같죠~
계절에 나는
재료들을 사용하는 것이.
차가운 보르시에는
요거트나 사워크림을
넣어 먹기도 한답니다.
비트를 이용한
요리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요.
아마도 비트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작물 중의
하나인 것 같아요.
감자처럼요~
보르시와
비트 주스까지~
그리고 러시아에 오면
또 한가지
비프스트로가노프.
유럽식 고기 볶음요리로
19세기 후반,
러시아 알렉산더 3세의
신하이자 유명한 미식가인
폴 스트로가노프 백작이
만찬에서 준비해 놓은
고기가 모자라자
고기를 얇게 썰어
양파와 양송이를 볶은 후에
스파이스로 맛을 낸 후
손님에게 낸 데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제가 처음 배웠던
비프스트로가노프는
브라운 그래비 소스에
채소와 쇠고기를 넣어
끓인 것을 밥에 카레처럼
얹은 상태였거든요.
아마도 일본을 거쳐
우리가 먹었던
비프스트로가노프는
그랬던 것 같아요.
잘게 썰어 볶아낸
연한 쇠고기와 어우러져
매콤하면서도
담백한 브라운 소스의 맛이
일품으로
오늘날 러시아 뿐 아니라
세계인이 즐기는
요리의 하나로
양파, 양송이 외에
샐러리, 당근, 감자 등
좋아하는 채소를 넣어 끓이면
푸짐한 일품요리에
빵을 곁들이게 되죠.
러시아에서 먹었던
비프스트로가노프는
브라운 소스가 아닌
크림 소스에 졸인
쇠고기 요리였어요.
카페에서 먹는
보르시와
비프스트로가노프는
아무래도 전통적인 방법보다는
가볍게 재해석된
캐주얼한 느낌이었어요.
보르시와
비프스트로가노프!
두 가지 요리를
한꺼번에 차려두고 보니
왠지 러시아 요리를
다 먹은 것 같은
뿌듯함이 느껴진
카페 놀이였어요~
따라 만들어보았지만 그닥~
선호하는 맛은 아니라
다시 만들고 있지는 않다는~
후문입니다.
역시 음식은
맛도 있어야하지만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먹는지가
맛을 좌우하는 것 같아요.
글과 사진· 이미경(요리연구가)
시골 농가를 얻어 텃밭을 가꾸며 건강한 시골 음식을 연구하는 요리연구가로 쿠킹 스튜디오 '네츄르먼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친근한 식재료에 다섯 가지 과정을 넘기지 않고 갖은 양념을 배제한 심플하고 건강한 음식'을 만듭니다.
지금까지 만든 책으로는 <도시맘의 시골밥상> <오븐 요리> <집에 가서 밥 먹자> <아이 요리> <밥 먹는 카페> 등이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pout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