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Culinary Tour]도쿄의 핫 커피숍
2탄_Blue Bottle, STARBUCKS EVENINGS, Fuglen tokyo
도쿄 커리너리 투어 두 번째 이야기는 도쿄의 핫플레이스인 커피숍들이다.
우리는 일본을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표현하곤 하는데, 식문화에 있어서는 아직 ‘먼~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유럽이나 미국의 유명 도시까지 가지 않고도 도쿄에서 세계의 새로운 식문화를 빠르게 접해 트렌드를 알 수 있다고 한다면 일본에 대한 ‘문화 사대주의’쯤으로 여겨질까?
새벽 재래시장통의 작은 다방에서는 아저씨들이 진한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동네의 일본 브랜드 카페에서는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모닝커피를 마신다.
그리고 비즈니스맨들이 모이는 오피스가는 별다방에서 줄을 서서 커피를 주문하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건 일본만은 아니다.
사무실이 있는 홍대는 하루가 다르게 카페들이 생겨나 한 건물에 평균 하나의 카페들이 있다.
논밭이 즐비한 시골인 우리 동네에도 멋지게 지어진 카페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도시건 시골이건 따질 것 없이 수없이 생겨나는 카페들로 커피시장은 이미 오래 전부터 포화상태라고들 한다.
우리보다 먼저 커피를 받아들인 일본, 그들의 커피 시장은 요즘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까?
커피는 맛과 향으로만 먹지 않는다. 커피잔에 담긴 커피를 마주하고 있는 그때!
그 느낌과 그 분위기에 취해 커피를 마시게 되니 때로는 습관처럼 커피를 찾게 될 때가 있다.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그럴싸한 분위기, SNS에 올린 그림 같은 화보, 그리고 여행객의 쉼터가 되는 곳은 바로 카페.
도쿄의 핫플레이스로,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도 그 여운이 남아 계속 떠오르는 곳, 그곳에서 마신 진한 커피 한잔이 도쿄 커리너리 투어의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다.
[TOKYO Culinary Tour]도쿄의 핫 커피숍
상상만큼 멋진 곳인가요?
Blue Bottle
도쿄에서 만난 카페들에는 해외 첫 지점, 아시아 1호점 등의 타이틀을 가진 곳들이 많다.
조금 자존심 상할 일이지만 도쿄만큼 트렌디한 도시가 또 있을까?
그래서 새로운 도전이 어색하지 않은 곳도 도쿄일 것이다.
콧대 높은 도쿄지엥이 좋아한다는 요즘 뜨는 동네는 기요스미시라카와(清澄白川).
Blue Bottle이 동네에 터를 잡으면서 동네 지도가 바뀌고 있다는 후문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성업 중인 Blue Bottle이 해외 1호점으로 택한 곳은 도쿄의 기요스미시라카와. 2015년 2월에 문을 열었다. 인쇄소가 주를 이루던 도쿄의 변두리 동네에 창고를 개조하여 오픈했는데, 조용한 동네가 커피숍 덕에 핫한 관광지가 되었다.
한류스타들이 움직이는 곳은 어디든 나타나고 한류스타가 오픈한 식당 방문을 위해 산 넘고 물 건너 오는 것쯤은 일상다반사. 그들의 움직임으로 그 식당이 있는 동네는 땅값부터가 달라지게 하는 대단한 일본인들이 한 지역을 관광명소로 바꾸는 것쯤은 평범한 일이다.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조용한 주말 오전, 걷고 또 걸어 Blue Bottle에 도착하니 높은 천장에 커피숍보다는 커피공장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듯 했다.
스태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바쁘게 움직였다.
음악 소리와 커피 볶는 기계 소리가 묘하게 어울리며 중독적이다.
이미 커피 마실 자리는 만석! 줄을 세운 드리퍼에 주문한 커피를 고객 앞에서 핸드드립으로 내려준다. 이것이 바로 Blue Bottle 스타일. 주문한 커피가 나올 때까지 자리를 잡지 못하면 스탠딩 커피를 마셔야 한다. 손님들 중에는 아시아에서 온 여행객들도 많았다. 빗줄기를 감상하며 우아한 모닝커피를 기대했으나 다음 기회에~
커피맛을 음미하는 사람보다는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에 바쁜 사람들이 많으니 역시 Blue Bottle의 해외 1호점답다.
일본의 Blue Bottle은 1호점을 시작으로 아오야마, 신주쿠, 롯폰기순으로 지점이 늘어나고 있다.
Blue Bottle에 대한 관심은 우리나라에서도 뜨겁다.
이렇게 핫플레이스인줄 모르고 다녀온 나는 무지한 사람 취급을 받으며 Blue Bottle의 역사를 줄줄 꿰고 있는 주변 지인들에게 Blue Bottle에서 커피를 마신 내가! Blue Bottle의 커피를 마셔보지도 않은 지인들에게! 그 이야기를 듣고 있다.
미국에서는 Blue Bottle이 스타벅스의 아성을 넘보는 브랜드로 스타벅스를‘커피계의 마이크로소프트’에 견준다면 Blue Bottle은 ‘커피계의 애플’이라고 평가한단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는 별처럼 느껴지고 ‘애플’은 뜨는 별처럼 느껴지니 Blue Bottle이 달리 보인다.
Blue Bottle을 만든 제임스 프리먼은 클라리넷 연주자였다.
공연에 싫증을 느낀 그는 커피 볶는 취미를 살려 ‘손수레 노점’을 끌고 파머스 마켓을 다니면 핸드드립 커피를 팔기 시작했고 친구집 차고에 첫 매장을 열었다.
유명 인사들이 그의 커피를 좋아하게 되면서 실리콘 밸리에서 투자가치를 인정받아 미국에 25개, 일본에 5개의 직영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다.
Blue Bottle의 커피맛보다는 제임스 프리먼의 인생 이야기가 더 인상적이다.
나도 우리동네 오일장에 손수레를 끌고 나가서 황금비율의 커피 타는 취미를 살려 특별한 맛의 믹스커피라도 끓여야 할까?
커피맛이 여러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것처럼 우리네 인생도 정해진 답은 없으니 커피 한잔 하면서 좋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보려 한다.
우리에게도 제임스 프리먼과 같은 능력이 잠재되어 있을지 모르니~
[TOKYO Culinary Tour]도쿄의 핫 커피숍
조금 마신다는 뜻하는 조이노미의 성지
STARBUCKS EVENINGS
스타벅스를 이브닝에 가야 하나? 또 신기하네?
물론 스타벅스가 이브닝에만 문을 열거나 갈 수 있는 곳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커피 파는 스타벅스에서 커피는 물론 간단히 술을 즐길 수 있다.
케이크나 머핀 등의 베이커리에서 샌드위치나 라쟈냐 등의 푸드를 강화시키면서 스타벅스의 위치를 변화시키는 것처럼 미국은 2010년, 영국은 2015년에 STARBUCKS EVENINGS를 오픈했고 일본은 세계에서 3번째로 술 파는 스타벅스 매장이 생겼다.
도쿄를 대표하는 빌딩가인 마루노우치, 마루노우치빌딩 1층에 자리한 STARBUCKS EVENINGS이 일본 1호점이다.
혼밥, 혼술의 영향일까?
2~3년 전부터 도쿄에서 부는 새로운 음주문화가 있다.
가볍게 한잔 마신다는 뜻의 ‘조이노미’. 일본 드라마에서도 퇴근 후 직장 여성이 집 근처 술집이나 식당에서 한잔 마시고 들어가는 장면도 자주 등장한다.
STARBUCKS EVENINGS 외에도 털리즈커피, KFC, 모스버거, 링거헛, 미니스톱 시스카 등도 술과 간단한 안주를 제공하며 술도 파는 커피숍 전쟁에 참여하고 있다.
STARBUCKS EVENINGS에는 맥주, 와인, 맥주에 커피를 섞은 것, 그리고 스몰 플레이트가 준비되어 있어 딱! 한 잔 하기, 혼자 마시기에 좋다.
여러 잔을 마실 계획이라면 나는 결코 그곳에 가지 않겠다. 왜? 안주가 부족하니까!
STARBUCKS EVENINGS도 선술집처럼 술을 팔 계획은 없을 것이다.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업계 선두주자의 역할로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Blue Bottle이 스타벅스의 아성을 넘보고는 있다지만 그래도 우리에게 ‘커피는 별다방’ 이라는 공식이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TOKYO Culinary Tour]도쿄의 핫 커피숍
오슬로에서 온 커피
Fuglen tokyo
듣도 보도 못한 브랜드인데 도쿄에 해외 첫 지점이 있다고?
물론 세상엔 내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 그래서 여행은 항상 즐겁고 가슴 설레게 한다.
오슬로가 노르웨이의 수도라는 것을 부끄럽게도 도쿄에서 처음 알았다. 아마 오슬로 사람들도 한국의 수도가 서울이라는 것을 알 리가 없다고 위로하면서 찾아간 Fuglen tokyo.
‘fuglen’은 노르웨이말로 ‘새’라는 뜻으로 카페 앞에 노르웨이에서 날아다닐법한 새가 반겨준다.
‘세계 최고의 커피는 비행기를 타고 가게 될 정도로 마셔 볼 가치가 있다’라며 뉴욕타임즈는 Fuglen을 소개했다.
노르웨이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커피소비국이라고 하는데 오슬로의 카페가 택한 해외 1호점은 도쿄였다.
그래서 일까? 줄서기, 기다리기에 익숙한 도쿄지엥들은 Fuglen tokyo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매장이 크지 않기도 하지만 이미 소문난 커피맛을 찾아와 스탠딩 커피나 쌀쌀한 날씨에도 야외 벤치에 앉아서 마시는 것쯤은 용납되는 곳이다.
노르웨이의 동네 카페를 옮겨 놓은 듯 북유럽 스타일의 빈티지 가구들과 일본과 노르웨이의 감각을 섞어놓은 듯한 소품들이 벽면을 채우고 있는 커피숍. 노르웨이의 커피맛을 이미 알고 있는 듯한 포스의 외국인들도 많았다.
바에 겨우 자리를 잡고 핸드드립 커피를 주문하고 보니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스콘이나 그리시니, 쿠키 등이 일본식의 과대포장을 빼고 북유럽 스타일로 거칠게 담겨져 있었다. ‘그래, 어울려!’ 그러나 며칠 동안 아기자기한 일본 스타일에 이미 중독된 상태라 선뜻 손이 가지는 않았다.
핸드드립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바에 앉아서일까? 웨스턴 바에서 술이 아닌 혼자 커피를 마시고 있는 기분이 든다. 낮에는 카페, 밤에는 칵테일 바로 변신한다는 곳. 커피 머신 뒤로 즐비한 술병들이 칵테일 바로 변신해도 꽤 괜찮다며 유혹이라도 하는 듯했다.
오슬로와 도쿄에만 있는 ‘fuglen', 오슬로에서 엄선한 생두를 로스팅하고 날씨와 계절에 따라 그램을 달리하여 커피를 추출한다니 그 섬세한 커피맛을 겨우 한잔 마시고 이야기하기에는 어려운 일이다. 노르웨이 오슬로에 있는 fuglen에서 커피를 마시게 되는 날! 그날 커피맛을 평가하는 걸로 미루고 도쿄의 핫한 커피숍 이야기를 마친다.
글과 사진· 이미경(요리연구가)
시골 농가를 얻어 텃밭을 가꾸며 건강한 시골 음식을 연구하는 요리연구가로 쿠킹 스튜디오 '네츄르먼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친근한 식재료에 다섯 가지 과정을 넘기지 않고 갖은 양념을 배제한 심플하고 건강한 음식'을 만듭니다.
지금까지 만든 책으로는 <도시맘의 시골밥상> <오븐 요리> <집에 가서 밥 먹자> <아이 요리> <밥 먹는 카페> 등이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pout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