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탐구]타진냄비
수분을 지켜라! 요리하는 토기 냄비
냄비 뚜껑이 고깔처럼 생겨
신기해서 한때 너도 나도
하나씩 구입한 적이 있는
냄비가 있죠.
오늘의 부엌탐구가 바로
그 신기하게 생긴
타진냄비입니다.
아프리카의 모로코 왕국은
사하라사막과 연결되어 있어
물이 부족하기에
적은 양의 물을 사용해서도
찜요리를 만들기 위해
수분을 가둬 요리하는
토기 냄비인 ‘타진’을
만들어 냈답니다.
부엌탐구
타진 냄비
‘타진(Tajin)'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는데
모로코에서 타진은 원래
‘냄비’라는 뜻과
모자 같은 고깔 모양의
뚜껑 냄비를 타진이라고 불러
이 냄비를 사용해 만드는
국물요리도 타진이라고 불러요.
사막을 떠도는 유목인에게
물은 귀하다고 하지요.
그래서 요리할 때도 수증기나
재료의 수분이 날아가지 않고
길쭉한 뚜껑에 맺힌 뒤 모여,
물방울로 흘러내려와
냄비 속으로 들어가게 하는
원리를 이용합니다.
물을 많이 사용하지 않으니
재료의 영양분 손실도 적어
건강식으로 알려진
모로코의 전통요리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실 요리법에
관심을 갖기 보다는
그 모양이나 색감으로
더 인기가 많았던 것 같아요.
모로코에서는 주로 육류요리를
채소와 함께 타진에 넣어
향신료를 섞어서
찌는 방법이 많고
거기에 빵이나 쿠스쿠스를
곁들여 먹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뚜껑은 고깔모양으로 높고
길지만 냄비 아래 부분은
얕아서 뚜껑을 열고
바로 상에 올릴 수 있어요,
그러나 우리나라 요리는
국물이 많아서 냄비로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요리들도 있어요.
모로코식의 타진을
요리할 때 이용하면
더 적합한 조리도구입니다.
글. 요리연구가 이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