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탐구]코코넛 밀크
양념장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오래전
인도의 어느 마을에서
3개월 정도
지낸 적이 있어요.
더운 날씨로는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인도였죠.
한낮에는 40도를 넘어
50도 가까이에 이르는 날도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한낮에는
바깥 활동을 줄이고
집에서 낮잠을 자야 합니다.
햇볕을 피하면
그다지 덥지 않으니
에어컨이 없어도
지낼 만했던 것 같아요.
집에서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으니
절로 명상이 되었답니다.
본의 아니게 명상을 하게 되면
창문 너머로 키가 큰
야자수 나무가 보여요.
그럼 ‘아~ 이곳이 인도구나!’라고
느끼곤 했답니다.
더워서 갈증이 나도
시원한 음료는 쉽게 구하기 어려워
뜨뜻미지근한 야자수라도
한 잔 마시고 나면
더위가 식는 듯했고
운 좋게 냉장고에 있던
야자수를 마시게 되면
그날은 로또 당첨보다
더 큰 기쁨이었죠.
오늘의 부엌탐구는
야자나무에 열리는 코코넛에서
추출한 코코넛 밀크예요.
코코넛밀크는
야자에 해당하는
코코스 나무의 열매인
코코넛의 과육에서 얻은
유백색의 진액입니다.
단단한 코코넛 열매를
도끼 수준의 칼로 껍질을 잘라
열매 안에 있는 반투명한 액체인
야자수는 물처럼 마시고
다시 반으로 쪼개면
가운데 도톰하고
흰색의 과육이 드러납니다.
젤리처럼 말랑거려
도려내어 날것으로 먹기도 하고
채 썰어 말리거나
가루 내어 사용하기도 합니다.
코코넛이란 이름은
스페인 사람들이
코코(coco, 원숭이 얼굴이라는 뜻)라고
부르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동남아시아와 카리브해,
남아메리카 북부에서
주로 활용되는 식재료로
코코넛 워터가
어린 코코넛 열매를 활용하는 것에 비해
코코넛 밀크는
성숙한 코코넛을 활용하면
더 진한 코코넛 밀크를
만들 수 있답니다.
코코넛 밀크는
과육과 물을 섞어 끓인 것을
체에 걸러 만들거나
과육과 물을 섞어 믹서에 간 뒤
체에 거르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그 자체로 음료처럼 마실 수 있으며
빵이나 차, 커피에
우유 대신 첨가하거나
스무디 등의 음료에 사용합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수프, 스튜, 카레 등의
요리에 첨가하죠.
코코넛 밀크는
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높으나
총 지방의 50% 정도가 체내에서
에너지로 쉽게 흡수되는 지방으로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추어주지만,
칼로리가 높으므로
한 번에 많은 양을 섭취하지 않도록
유의하는 것이 좋아요.
인도에서는 코코넛 밀크보다
우유나 요거트, 커드 등을 활용한
요리들이 더 많았던 것 같고요.
태국 요리에는
코코넛 밀크가 아주 일반적이죠.
코코넛을 약간만 첨가해 주어도
태국 요리 느낌이 난다~ 라고
하니까요.
통조림이나 팩으로 포장되어
판매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고요.
개봉 전에는 실온에 보관해도
개봉 후에는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좋아요.
지방이 많이 굳어지는 현상이 있으니
사용하기 전에는
잘 흔들어 주거나 섞어서
사용하는 것이 좋아요.
코코넛밀크의 달콤한 향이 나면
우리 집 부엌에서도
특별한 요리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느낄 수 있으니
주말엔 카레에 약간의 코코넛을 넣어
태국식 카레 요리 만들어 볼까요~
요리연구가. 이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