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장바구니]라 플로타
정열의 플라멩코와 쿠바의 소울
아바나에 있는 동안 항상 비에하광장에서 여행이 시작되었어요. 묵었던 숙소가 가깝지도 했지만 특별히 정해 둔 곳 없이 아바나를 걷다가 쉬고 커피 한잔하다가 밥도 먹고 음악도 듣다가 기분 좋게 모히토 한잔하기에는 가장 좋은 곳이었어요.
새로운 곳은 찾아 모험심에 불타는 20대들은 흔적 없이 어디론가 사라져 새로운 곳을 개척하지만, 아는 곳도 다시 확인해서 가야 하는 40대에게는 익숙한 곳을 다시 한 번 더 찾아가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었어요.
여행자에겐 갈 곳은 많고 시간은 없으니 어느 곳을 선택할지도 큰 고민거리죠. 그날은 플라멩코 공연을 한다는 레스토랑이 선택되었어요. 정열의 플라멩코와 쿠바의 소울이 있는 곳, 라 플로타(LA FLOTA)입니다.
쿠바여행의 꽃은 음악이었던 것 같아요. 흥은 마음에 있지, 몸으로 한번도 표현해 보지 못한 저에게 쿠바 여행에서 음악은 몸을 들썩이고 싶게 만들고 때로는 마음의 감동을 주는 여러 가지 감정을 들게 만들었거든요.
공연을 준비하는 공연팀들이 보이고 무대가 시작되었습니다. 노래를 시작으로 플라멩코 공연이 1시간쯤 진행되더라고요. 사진으로 다 담지는 못했지만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강렬한 눈빛, 손짓, 몸짓이 아직도 느껴지는 것 같아요. 전 사진 찍기 보다는 눈과 마음에 담기로~
공연이 시작되고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시작해서 사실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고 먹었어요. 쿠바에서도 조금 큰 레스토랑들은 기본 메뉴(주문하지 않아도)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곳이 꽤 있더라고요. 이곳도 그랬어요. 특히 빵들!
먹지도 않고 남겼는데 영수증에 올라 있어 조금 아깝기는 했지만 공연비를 따로 지불하지 않은 것만으로 이 정도는 지불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쿠바에서 원없이 먹는 요리는 바로 랍스타! 우리가 먹는 라스타와 달리 붉은색이 아니라 진회색을 띄고 랍스타 머리는 찾을 수 없이 대부분 몸통만 세팅되어 나와요. 버터구이 또는 엔칠라다가 일반적인 조리법입니다. 쿠바인들에게는 주식인 라이스는 부슬 부슬한 상태! 그 외에 닭고기, 돼지고기, 쇠고기, 새우 등이 다른 레스토랑들과 비슷하게 요리되어 나와요. 새로운 메뉴들이 있나를 살펴 주문해 보지만 그렇게 새로운 메뉴들은 많지 않답니다.
꼬치 요리인 브로체타가 이곳의 메인 요리입니다. 육류에 해산물까지. 있는 재료들을 모두 꽂은 꼬치 요리입니다. 여기에도 특별한 소스는 없구요. 소금으로 간을 해서 라이스를 곁들여 먹는 것이 전부예요. 레스토랑마다 다르긴 하지만 간은 대체로 짠편이에요. 아무래도 날씨탓!
늘 빨리 빨리에 익숙해 있는지라 레스토랑에서 메뉴 주문시 특별한 안내가 없어도 메뉴를 20~30분 정도 기다릴 수 있는 여유도 쿠바여행에 준비해야 할 한 가지입니다. 어김없이 모히토는 만들어지고 있어요. 여긴 쿠바니까요~
이날은 플랑맹고 공연에 푹 빠져 쿠바를 더 잘 알려면 스페인에 꼭!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또 다른 여행을 상상하며~
글과 사진· 이미경(요리연구가)
시골 농가를 얻어 텃밭을 가꾸며 건강한 시골 음식을 연구하는 요리연구가로 쿠킹 스튜디오 '네츄르먼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친근한 식재료에 다섯 가지 과정을 넘기지 않고 갖은 양념을 배제한 심플하고 건강한 음식'을 만듭니다.
지금까지 만든 책으로는 <도시맘의 시골밥상> <오븐 요리> <집에 가서 밥 먹자> <아이 요리> <밥 먹는 카페> 등이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pout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