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장바구니]호박으로 가득한 축제장
러시아 모스크바 산책길에
모스크바를 여행한 때가
재작년 10월이었어요.
붉은 광장 앞에 숙소가 있어서
매일 붉은광장으로
아침, 저녁에
산책을 다녀왔는데요.
처음 모스크바에 도착한 날
붉은광장 앞에
무엇인가 만들어지기 시작하더니
이틀 째 되는 날에
마켓이 생기고
삼일 째 되는 날에는
이렇게 호박으로 만든
멋진 조형물들이 생겼어요.
핼러윈을 맞은
지역 행사였던 것 같아요.
행사명은 정확히 모르나
부스에는 먹거리들이
주를 이루고 전세계 호박은
다 모인 듯
호박들이 가득해
원 없이 호박을
구경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도 행사 내용이 적힌
게시판인듯 하지만~
알아볼 수 있는 이
하나 없어
그저 사진만 찍어왔죠^^
백화점, 마트에서
볼 수 없었던 것들인데요.
육포 형태의
고기들이었어요.
육류, 조류, 어류까지.
근데 정말 다양한 동물들의
육포로
눈을 의심케 하는 것들이
많았어요.
넓은 땅에서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한
저장식 중 하나였겠죠.
러시아의 전통 음식인 것 같아요.
그림으로 나타낸
동물들의 고기입니다.
상상하건데
어느 특별한 지역의
특산물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꽤 많은 사람들이
유심히 보고 구입하더라고요.
이크라.
생선의 알을 지칭하는 것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캐비어인 철갑상어알,
연어알 등을 여기에 속하는데요.
카스피해에서 나는 것들이
세계적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종류에 따라 색깔도 다르고
가격도 달랐어요.
메인 요리에
곁들여 먹기도 하고요.
식빵에
얹어 먹기도 한답니다.
이크라는
일반 마트에서도
식당에서도 많이 접하는 것으로
러시아의 일상식인 것 같아요.
이곳 마켓에서도
아주머니들이 엄청
구입하시더라고요.
아마 이크라도
제철이 있지 않을까요?
우리네 어머니들이 가을이면
김장을 위해 젓갈 시장에서
새우젓을 비롯한 젓갈들을
사는 것처럼요~
케피르.
러시사의 코카서스 산악 지대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보통 양젖이나 염소젖을
발효시킨 유제품으로
요거트와 비슷하지만
시큼한 맛이 강해
처음 먹는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죠.
어딜 가나 우유보다
케피르가 많이 있을 만큼
러시아인들이
즐겨 먹는 유제품입니다.
연어, 청어, 대구를 비롯한
다양한 생선을 훈제로
말린 것들이에요.
저장식으로 준비하는 방법 중
하나일테고 짜게 말려서
북유럽의 바이킹의 음식을
연상케 합니다.
방송 프로그램 ‘시베리아 선발대’에서
고규필 배우가 먹었던 ‘오물’과 비슷한 한데
오물은
바이칼 호수에 서식하는
연어과의 어류로
러시아식 훈제 생선으로
다른 종류들은 아마도
오물이라 부르지 않을 테지만
오믈과 비슷한 형태의
훈제로 말린 생선들입니다.
러시아는
러시아 고유 요리 외에도
불가리아 헝가리, 에스토니아,
핀란드 등의 영향을 받은 것과
북아시아나 서아시아 등의 영향을 받아
다양한 음식문화들이
혼재되어 있어 보였어요.
동서양을 아우르는
다양한 민족들의 영향을 받아
매우 복합적이고 다국적인 특징이라
보면서 유럽도 보이고
아시아도 보이는 것이
당연한 것 같아요.
날씨가 궂어
비를 맞으면서도
공연이 열리니
역시 어디나 날씨가 좋아야
모든 것이 원활해지죠~
갈 데는 많고 시간은 없으니
여기서 머물지 못하고
또 떠나야 하는 여행객의
아쉬움이 가득한 곳이었어요.
종일 여기서 공연 보고,
사람도 만나고,
음식도 먹어도
하루가 길지 않을 듯하지만
계획한 곳이 있으니
자리를 떠야 하는
아쉬움이 가득한 여행이었어요.
치즈와 잼도 가득~
넓은 땅에 방목을 통한
목축업이 발달해
쇠고기값을 비롯해 치즈,
버터 등 유제품 종류도 다양하며
저렴하고 풍부한 편이에요.
추위를 이겨내기 위한
고열량 음식이
발달하였기 때문이죠.
밤에는 호박들이
이런 야경을 만들어 줍니다.
샤슬렉.
러시아의 음식으로 대표되는
샤슬렉은 중아아시아 지역의 음식으로
쇠꼬챙이에 고기와 채소를 꿰어
숯불에 구워먹는 꼬치구이죠.
주로 양고기를
꼬치에 꿰어 굽지만
지금은 돼지고기, 닭고기,
쇠고기, 연어 샤슬렉도
쉽게 찾을 수 있어요.
우리 동네 닭고기구이를 생각했다가
주문하면 완전 날벼락 맞아요!
2~3꼬치를 주문하니
5~6만원을 훌쩍 넘어서는
가격이 나오더라고요.
숯불 향기 가득한 샤슬렉은
러시아 사람들의
외식 메뉴 중 하나라고 합니다.
러시아 식문화는
오랜 역사와
주변 국가와의 관계만큼이나 복잡하니
음식공부하다
역사 공부하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어요~
글과 사진· 이미경(요리연구가)
시골 농가를 얻어 텃밭을 가꾸며 건강한 시골 음식을 연구하는 요리연구가로 쿠킹 스튜디오 '네츄르먼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친근한 식재료에 다섯 가지 과정을 넘기지 않고 갖은 양념을 배제한 심플하고 건강한 음식'을 만듭니다.
지금까지 만든 책으로는 <도시맘의 시골밥상> <오븐 요리> <집에 가서 밥 먹자> <아이 요리> <밥 먹는 카페> 등이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pout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