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장바구니]러시아 삐쉬카
Russia Culinary Tour
도넛은 5개인데?
커피는 한 잔?
도너츠는 나누어 먹고 한 사람만 커피를 마시냐고요?
아니요~
1인분에 5개. 그리고 커피 한 잔!
삐쉬카는 러시아의 전통 도넛의 하나입니다. 러시아인들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음식이라고 하는데요. 일상적이며 저렴한 가격으로 누구나 쉽게 먹게 되는 그런 간식입니다. 제가 찾은 곳은 생트페테르부르크의 삐쉬카 맛집이었습니다.
러시아는 전세계 육지의 6분의 1을 점유하고 있는 광대한 나라입니다. 영토의 대부분은 아시아에 속해 있지만 인구의 대부분은 시베리아 서쪽, 유럽에 위치한 지역에 살고 있으며 인구 또한 슬라브인이 주를 이루고 있어 유럽국가로 구분됩니다.
슬라브인이 80%에 달하지만 이 외에 1백 여 개의 다양한 민족이 거주하고 있으니 언어, 문화, 종교 등이 다양할 수밖에 없죠.
러시아를 떠올리면 시베리아가 가장 먼저 떠오르니 긴긴 겨울의 혹독한 자연환경이 여러 가지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음식 문화에도 큰 영향을 주었겠죠!
척박한 땅을 대표하는 감자가 러시아의 주식이며 다른 채소는 귀하고 육류를 이용한 음식들이 많아요.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지방질이 많은 고기를 선호하고 넓은 바다가 인접해 있으니 청어, 연어, 대구가 많이 나고 철갑상어알도 세계적으로 유명하답니다.
넓은 땅에 방목을 통한 목축업이 발달해 쇠고기 값을 비롯해 치즈, 버터 등 유제품의 종류도 다양하며 저렴해요.
커피 브레이크에 먹는 간식이 도너츠 5개에 커피 한 잔이라니. 이건 식사 대신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대륙의 스케일이죠. 진짜 이렇게들 먹나 살펴보니 모두가 1인 1접시를 마주 하고 있더라고요. 역시 추운 나라사람들에게는 고열량의 음식이 필요한 가 봅니다.
삐쉬카는 옛날 어머니가 튀겨주시던 도넛 같은 맛으로 발효시킨 빵을 튀겨 분설탕을 적당히 뿌려 놓은 형태예요. 아주 많이 달지는 않지만 5개까지는 약간 무리더라고요. 커피는 주문과 동시에 함께 나와요.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달달한 믹스 커피 스타일로요~
러시아의 물가에 비하면 커피와 도너츠를 2~3천원에 먹을 수 있으니 서민들이 부담 없이 먹게 되는 음식이죠.
생트페테르부르크의 삐쉬카 맛집은 그 역사도 오래 되었네요. 저는 운 좋게도 줄도 오래 서지 않고 테이블도 금방 자리를 잡았는데 늘 줄서는 집이라 자리 잡기도 쉽지 않다고 하네요. 지친 여행객들이 쉼터가 되어 주고 튀긴 도넛이 에너지를 나게 하니 한 박자 쉬고 여행을 계속할 수 있었답니다.
보드카만 마시는 줄 알았던 러시아인들도 달콤한 디저트와 커피, 차 사랑이 넘칩니다.
글과 사진· 이미경(요리연구가)
시골 농가를 얻어 텃밭을 가꾸며 건강한 시골 음식을 연구하는 요리연구가로 쿠킹 스튜디오 '네츄르먼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친근한 식재료에 다섯 가지 과정을 넘기지 않고 갖은 양념을 배제한 심플하고 건강한 음식'을 만듭니다.
지금까지 만든 책으로는 <도시맘의 시골밥상> <오븐 요리> <집에 가서 밥 먹자> <아이 요리> <밥 먹는 카페> 등이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pout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