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탐구]알밤 묵
알밤으로 만들었어요~
알밤 묵?
가을이면 밤나무에서
떨어진 밤으로 만든
밤 묵입니다.
도토리묵이나 청포묵에는
익숙하지만
밤 묵은
좀 생소하시죠?
어떤 재료이든
녹말이 만들어진다면
묵을 쑬 수 있어요.
알밤 묵은
충청도의 향토음식으로,
특히 공주지방에는
밤나무가 많아
밤을 이용한 다양한
향토음식이 있는데요.
밤 묵도
그중에 하나입니다.
어느 지역이나
많이 나는 식재료는
저장해 둘 방법을
연구하게 됩니다.
밤은 겉껍질을 벗겨
물을 부어가며
맷돌로 갈아 천이나 체로 걸러
앙금을 가라앉히고
웃물을 따라낸 다음
앙금을 풀을 쑤듯이
걸쭉하게 끓인 후
식혀 묵을 만듭니다.
밤을 기계에 넣으면
껍질이 깎여 나오는
기계가 나왔으니
이제는 알밤 묵을 먹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그러나
기계가 없던 시절에는
단단한 밤껍질을 손으로
하나하나 벗겨내야 했으니
알밤 묵은 공주에서만
맛볼 수 있었겠죠.
저는 알밤 묵을
온라인에서 주문하여
택배로 받았답니다.
좋은 세상에 살면서
좋은 음식을 택배로
받아먹게 되었으니
감사할 일입니다.
밤의 속껍질에는
타닌이 들어 있어
떫은맛을 납니다.
타닌은 밤의 당분과
조화를 이루어 내면서
독특한 맛을 내고
다른 영양소의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합니다.
묵은
말랑말랑 젤리 같아
아이들이 좋아하지요.
묵은 양념이 속까지
스며들지 않으니
진한 양념장을 곁들이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
알밤 묵은
미끈미끈한 것이 특징이나
너무 얇게 썰지 말고
도톰하게 썰거나
물결무늬의 묵칼로 썰면
집기 편해요.
묵은
녹말로 만드는 것으로
냉장고에 두면
밥이 찬밥이 되듯이
묵도 단단해집니다.
끓는 물에 데치거나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맛보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
글. 요리연구가 이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