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탐구]배추뿌리
콜라비와도 비슷하고 무도 아닌 것이 순무도 아닌
김치 통에서
포기 배추김치를 꺼내어
먹기 좋게 자릅니다.
먼저 배추뿌리를 자르고
배추김치를 반으로 갈라
줄기와 잎을 반대쪽으로 포개어
먹기 좋게 썰면
잎과 줄기를
함께 먹을 수 있어요.
배추뿌리는 버리지 않고
얇게 썰어서 썰어 둔
배추김치에 섞어서
그릇에 담으면 버리는 것 없이
알뜰하게 먹을 수 있어요.
우리 밥상에서
가위 사용이 자유로워지면서
김치 통에서 가위로
대충대충 자른 김치를
접시에 담곤 하죠.
이때 가위로는
잘 썰어지지 않는 배추뿌리는
당연히 버려지게 됩니다.
오늘의 부엌탐구는
밥상에 오르기보다는
버려지기 쉬웠던 배추뿌리,
일명 배추꼬랭이입니다.
콜라비는 알아도
배추꼬랭이는 몰라요?
겨울철 재래시장에 나가보면
콜라비와도 비슷하고
무도 아닌 것이
순무도 아닌
낯선 재료가 있어요.
바로 뿌리인데요.
옛날 할머니, 어머니들은
겨울철이면 배추뿌리를
무처럼 썰어서 먹기도 하고
장아찌를 담그기도 하고
볶아도 먹었답니다.
물론 먹을 것이 귀했던 시절이라
김장을 하기 위해 배추를 뽑고
남은 배추 뿌리를 버리지 않고
사용하셨지만
가치를 알면 일부러
사 먹게 될지도 몰라요.
배추뿌리차는
겨울철이면 감기약으로 효과적이고
특히 비타민 C가 풍부하며
다른 것과 달리 열을 가하거나
소금에 절여도
잘 파괴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혈관 속 노폐물
제거 효과가 탁월하고
카로틴, 칼슘, 식이섬유,
철분 등이 풍부하니
겨울철에 이만큼
좋은 채소도 없어요.
돼지고기와 함께 볶은
배추뿌리볶음은
경기지역의 향토음식이기도 하고요.
깎아서 그대로 먹으면
매운맛과 단맛이 나면서
그 특유의 향을
한껏 맛볼 수 있어요.
물론 피클이나
장아찌로도 좋아요.
버려지고 잊혀지는
우리나라 재료들을 보면서
알고는 안 먹어도
모르고 안 먹으면 왠지
손해 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식재료들이 있으면
꼭 챙겨 먹어 보게 됩니다.
배추꼬랭이,
겨울철 시장에서 만나면
반갑게 사다가 꼭 맛보세요.
글. 요리연구가 이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