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탐구]후추
요리의 감초
소금, 후춧가루 약간씩~
소금과 후춧가루는
이제 세트가 되었어요.
어느 음식이든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후춧가루를 넣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게
되었느니까요.
소금은 간을 맞추지만
후추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후추는 기원전 5~6세기경
유럽에 소개되면서
곧바로 음식에
쓰이기 시작했답니다.
처음으로 후추에 대한
기록을 남긴 사람은
히포크라테스예요.
그는 후추를 식재료가 아닌
의약품으로 생각해
다른 향료와 함께
치료 효과가 있다고 여겨
소화제나 완화제,
기침 유발제로
사용하였답니다.
세계 후추의 생산량 중
35% 이상은 인도에서 납니다.
우리나라에는 육식이 일반화된
14~15세기경부터 후추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주로 고기의 누린내를
제거하고 방부제 역할을
담당했다고 하고요.
지금도 여전히 후추는
냄새 제거용으로 이용되지만
후추의 독특한 향은
요리에 향미를 더하는
양념이 되기도 합니다.
후추는 피페르 속에 속하는
넝쿨식물인 피페르 니그룸의
열매입니다.
이 열매가 자라고 익으면서
매운맛을 내는 화학물질 성분인
‘피페린’이 증가하지요.
익은 열매의 껍질을 붉은색이지만
수확한 뒤에 갈변 효소의 작용으로
짙은 갈색 또는
검은색으로 변하게 됩니다.
흰색의 소스나 생선 요리에는
흰 후춧가루
갈색의 소스나 고기 요리에는
검은 후춧가루
이렇게 사용하는 것이
후추 공식과 같았지만
요즘은 달라졌어요.
검은 후춧가루(일반 후춧가루)가
향이 강하고 맛도 좋아
색깔에 개의치 않고
검은 후춧가루를 사용하는 이가
많아졌죠.
그리고 색감을 더하는
그린 후추, 핑크 후추도 있어요.
후추 열매를 소금이나
식초에 재우거나 가공처리해서
색감을 보존하는 방법으로
다양한 색으로
맛볼 수 있게 되었어요.
그 외에도 통후추에
불맛을 담은 후춧가루나
매운맛이나 마늘맛을 더한
후춧가루도 있으니
이제는 후춧가루가 단순히
누린내를 제거하는 용도로만
쓰이지 않아요.
플레이팅에 스타일을
책임지거나
풍미를 더해 주는 역할까지
두루 담당하고 있어요.
통후추를 즉석에서 갈아 뿌리면
신선한 맛이 더해지니
요즘은 식탁에서
바로 갈아서 사용할 수 있는
그라인더가 함께
세팅된 후추도 있어요.
기호에 따라,
풍미에 따라 후추를
골라서 사용하면
후추 하나로 나만의 요리비법을
만들 수 있는
식재료가 되기도 합니다.
글. 요리연구가 이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