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장바구니]변화 중인 모스크바를 떠올리게 하는 굼백화점
모스크바 백화점 탐험
여행을 가는 목적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저는 여행에서
식문화를 보고 듣고
맛보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식문화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그 나라의 역사와 기후,
주변국과의 관계성 속에서
변화되고 있으니
식문화를 잘 알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역사를 아는 것이
효과적이더라고요.
러시아!
저는 아직도 소련으로
익숙한 나라이니
이 얼마나 옛날 사람인가요ㅠ.ㅠ.
분명 공산국가였던 시절을 거치면서
변화된 식문화도 있을 것 같아요.
붉은광장의 한쪽 면에
길게 늘어선 건물,
굼백화점.
붉은광장의 특별한 역사들을 생각하면
도저히 저 건물이 백화점이라고는
상상이 되지 않았지만
일찍 해가 떨어지는
러시아의 밤을 밝히는
현란한 네온사인들을 보니
자본주의 상징인 백화점임이
이해가 되더라고요.
중세 어느 유럽의 궁전쯤으로
보이는 듯한
어마어마한 국영 백화점,
굼백화점으로 들어가 봅니다.
들어가자 마자 보이는
아이스크림집.
특별한 맛이 있을까요,
왠지 러시아와
달콤한 아이스크림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저만의 편견,
그러나 늘어선 줄에
저도 따라 줄서서
결국은 하나 맛보았답니다.
유명 해외브랜드 매장들과
수입 식료품들로 가득한 백화점,
유럽의 어느 백화점보다
화려하고
다양한 제품들이 즐비했어요.
모스크바는
특히 비싼 물가로 유명한데요.
굼백화점도 한몫을 하고 있어요.
1893년에 지어진 이 백화점은
1990년애 초만 하더라도
해외 브랜드는커녕
매장에 물건이 없어
비어 있는 곳도 많았고
그다지 볼품이 없었다고 합니다.
시대가 변화되고
사상이 바뀌고
그리고 경제성장으로 달라진
러시아의 단면을
보여주는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여행한 시기가 10월이라
할로윈 축제와
추수 감사절 등으로
다양한 호박은
어딜 가도 눈에 띄었어요.
어딘가 신데렐라 호박이
하나쯤 튀어
나올 것 같은 분위기죠.
가을은 어느 곳이나
열매들고 풍성함을
더해 줍니다.
진짜일까?
가짜일까?
한 번쯤 손으로
만져 보고 싶을 정도로
이쁘게 생긴 채소, 과일들이
세팅되어 있어요.
러시아는 베리 종류들이
참 많이 눈에 띄었어요.
마트에서도 냉동코너에
블루베리, 크랜베리,
라즈베리를 비롯해
크기도 맛도 다양해 보이는
베리 종류가
베리베리 많았답니다!
이렇게 싱싱하고
예쁜 모양새의
베리가 있다면
케이크나 디저트는
그냥 만들 수 있겠죠^^
백야와 시베리아를
떠오르게 하는 러시아는
모피를 입고
보드카를 마시며
그리고 고기덩어리인
사슬렉만 즐길 것 같지만
달달한 디저트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케이크, 쿠키 등은
유럽의 영향을 받았을 테고
터키의 디저트인
딜라이트를
연상시키는 디저트까지.
일본처럼 정교함은 없지만
투박해보이는 듯
큼직큼직한 디저트가
특징입니다.
3층 건물로
1층에 주로를 이루는
식품 매장과
2, 3층에 명품매장들이
이어집니다.
카페나 레스토랑들이
붉은광장쪽을 바라보고 있어
붉은광장을 돌면서
잠시 쉬어가기도 좋은 곳입니다.
따뜻한 봄날보다는
추운 겨울이 오래 지속되는
러시아는
아무래도 우리처럼
사계절 나는 재료들이
많지 않죠.
척박한 땅에서 나는 메밀로
팬케이크를 만들고
거친 호밀빵을 비롯한 빵을 먹고
채소를 넣어 끓인
따뜻한 보르쉬를 먹고
고기와 채소를 꽂아
숯불에 굽는 사슬렛을
많이 먹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광활한 땅의 넓이만큼
지역에 따라 먹는 음식 문화도
약간씩 다르다고 합니다.
굼 백화점은
모스크바 최고의 백화점답게
프랑스나 영국 대도시에 있는
유명백화점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느낌이랍니다.
모스크바에서 좀 특별했던
러시아 천연꿀.
백화점 뿐 아이라 마트,
일반 재래시장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러시아의 천연꿀로
맛의 콜라보레이션도 특별했어요.
각종 허브류, 채소류,
견과류를 첨가하여
색도 맛도 특별해
여행에서 사오게 되는
주요 품목중에 하나이지만
그 무게가 만만하지 않으니^^
싸다고 맛있다고
욕심은 금물이에요~
또 집에 와서 먹어보니
왜 러시아에서 맛본
그 맛이 안나는 걸까요?
돌고 또 돌고
굼 백화점을 돌다보면
차,
초콜릿,
꿀.
이런 몇 가지 제품들을
구입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쉬어가는 시간
차 한 잔!
차 한 잔 마셔도 코트를
벗어야 하고
우아하게 앉아서 마셔야 합니다.
추워서 외투 벗기
싫다는 데도
옷걸이에 걸어서
보관해 주겠다는~
차와 커피를
한 잔 하면서
모스크바 굼 백화점의
윈도쇼핑을 마무리 해 봅니다.
붉은광장을 밝히는
굼백화점의
야경입니다.
글과 사진· 이미경(요리연구가)
시골 농가를 얻어 텃밭을 가꾸며 건강한 시골 음식을 연구하는 요리연구가로 쿠킹 스튜디오 '네츄르먼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친근한 식재료에 다섯 가지 과정을 넘기지 않고 갖은 양념을 배제한 심플하고 건강한 음식'을 만듭니다.
지금까지 만든 책으로는 <도시맘의 시골밥상> <오븐 요리> <집에 가서 밥 먹자> <아이 요리> <밥 먹는 카페> 등이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poutian